11/02/2009
제 3차 제주평화연구원-나우만재단 공동 워크샵 개최
지난 29-30일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은 제주평화연구원과 공동으로 “역사와의 화해”를 주제로 제 3차 공동워크샵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샵은 다자안보협력을 통한 평화 증진 및 동아시아 공동체 구현의 일환으로서 화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고자 마련되었다.
발터 클리츠 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화해는 단순한 용서 그 이상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사를 평화롭게 매듭짓는 것은 중요한 절차이나, 미래에 있어 상호의존성을 인정함으로써만이 진정한 이해와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워크샵 1부에서는 역사화해와 관련한 모범 사례로써 유럽과 독일의 경험이 – 어떻게 독일이 지난 수십년간의 불화 끝에 유럽 연합의 틀 안에서 신뢰받는 우방으로써 주변국들과의 평화를 이룩해 낼 수 있었는지- 논의되었다.
독일 아우구스부르크대학의 안드레아스 뷔르슁교수는, 서유럽 공동의 미래를 담보하고 더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가능케 한 중요한 정치적 도구는 초국가적 통합이었다는 점에는 논란의 여지가 전혀없다고 지적했다. 유럽 통합은 민족국가와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족 국가의 발전이야말로 1945년 이후 유럽에서의 변화를 가능케한 역사적 선결 조건이라는 것이다. 유럽 통합은 민족국가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처방외의 다름아니다. 영국의 경제역사학자 알랜 뮐워드가 1945년이후의 유럽 통합을 “민족국가의 유럽식 구출”이라 지칭한 것은 이같은 의미에서이다.
제 2부 회의에서는 동북아 공동체가 역사화해를 이룩, 다자간 안보협력을 일궈낼 수 있게 하기위해서 직면해야하는 여러 장애와 도전에 촛점이 맞춰졌다. 양다낑 조지워싱턴 대학 교수는 중국의 힘을 제어하기 위해, 일본이 지금까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을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역 협력이 미국을 고립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신임 하토야마 총리의 경우, 지역 협력 논의를 되살리려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교수는 일본 정부측에서 적어도 다음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즉,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를 위한 화해를 준비하기 위해서 비록 점진적이라 할지라도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이 오랫동안 역사문제를 논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일간 보다 중-일 화해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후쿠오카 국제대학의 쿠로키 모리후미 교수는 “인도주의, 역내 평화, 동아시아 문명론”등을 주장한 안중근 의사의 동아시아 평화론을 조명했다. 그는 미해결된 분쟁은 즉시 논의가 되어야 하며, 당사자들이 화해가 상호 이익이 된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할 것이라 촉구했다.
연세대학교 손열 교수는 민족주의를 극복해야만 아시아 국가들을 잘 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일본 지도자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냐면 일본의 민족주의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갈등을 빚어내면서 일본의 정체성을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 공동 이익을 점진적으로 창출해 내기위한 역내 메카니즘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수의 태도가 많이 변해야만 한다.
코네티컷 대학교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미국이 태평양 전쟁의 여파에 미친 역할과 화해 과정에 촛점을 맞췄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동북아의 전쟁 구조가 고착화되는 1950년대 “권력의 중재자” 로 활동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가능한 빨리 오바마 미대통령이 동북아 지역에 강한 신호를 보내야 하며, 히로시마를 방문해야 할 것이라도 더든 교수는 주장했다.
워크샵 둘쨰날에는 참가자들이 화해의 중요성과, 역내 이해와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맞춤식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유럽과 동아시아의 상황이 다르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유럽에서 실행되었던 몇몇 도구와 조치들은 동아시아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러한 조치는 여러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어떤 것은 즉각적으로 실행이 가능한 반면 또 다른 것은 여러 단계에 걸쳐 시행되어져야만 한다.
화해는 국가간 신뢰 구축 및 공동체에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상호간의 위협과 공포를 줄이기 위한 주요 조건이다. 화해는 상호 인식면에서 보다 실용적인 면을 많이 도입할 수 있게 하는데, 국가간 위기 발생시 계산 착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화해를 통해 전쟁, 폭력과 식민 지배에 희생된 개인들의 존엄성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참가자들은 이행 조치가 하향식과 상향식 방식을 모두 취해야 하며, 여러 사회적 차원에서 이행되어야 할 것이라 했다. 서로 다른 사회간 풀뿌리식 대화 소통은 역사가 남긴 부정적 유산을 극복하는데 있어 필수적이다. 이미 동아시아에서도 공동역사연구회 또는 교과서 위원회 등은 설립되어 있긴 하지만,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청소년 협회, 자매 결연, 기타 전국적 조직 설립등과 같은 것들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한편, 언론이 민족주의적 기조를 띠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고 지적되었다. 언론은 이같은 민족주의적 어조로 인해 자국민의 지지를 받지만, 종종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가 있다. 언론인을 대상으로하는 국제 워크샵은 공동 이해를 증진하고 언론의 책무에 대한 인식을 높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공동 텔레비젼 채널인 “아르테”는 독일과 프랑스의 화해에 큰 기여를 했다. 양국간 공동 프로젝트인 이 채널은 양국 청중들에게 독일어와 불어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문화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호 이해를 돈독하게 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에는 영토 분쟁과 같은 매우 민감한 문제들이 존재한다. 다행히 유럽에서는 이같은 분쟁으로 인한, 아시아 지역에서 목격되는 적대의식은 없다. 참가자들은 영토 분쟁으로 야기된 감정적인 반응을 분산시키는 데 일조하는 메카니즘을 당사국 모두에게 설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